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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미국 사회의 변화

유학생 신분으로 미국을 왔다. 벌써 20여년 전 이야기다. 대학을 다니면서 항상 영주권자나 시민권자들이 부러웠다. 특히 취업할 때가 되니 더 그랬다. 취업을 준비하던 시기 미국은 금융위기 직후였기 때문에 경기는 극도로 침체해 있었고 그런 상황에서 외국인을 비자까지 줘가면서 고용할 회사는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하던 기업의 최종면접까지 갔지만, 외국인이어서 탈락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정말 마음이 아팠다.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영주권자가 되고 이후 시민권도 땄다. 시민권자가 되고 나서 처음 투표를 할 때는 감개무량했다. 한국영사관에 찾아가서 국적상실 신고를 할 때는 기분이 이상했다. 나라는 사람은 바뀐 게 없는데 정체성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국적’이 바뀌니 많은 일이 달라졌다.     내 주변에는 영주권을 취득하고 한참이 지났지만, 시민권을 취득하지 않는 한인들도 있다. 이유도 다양하다. 영어 시험이 두려워서라는 사람도 있고 후에 역이민을 염두에 두기 때문이라는 사람도 있다. 혹은 본인이 미국에서 오랜 세월을 살았음에도 한국인이라는 인식이 더 깊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었다.     하지만 내 주변에는 최근 반드시 시민권자가 돼야겠다고 말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영주권자들을 불안에 떨게 하는 일이 많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시는 한인 대학생 정윤수 씨의 이야기다.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공격에 반대하는 교내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영주권 박탈과 함께 추방 위기에까지 몰려서 많은 사람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물론 현재 정 씨는 영주권 박탈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고 연방 법원은 추방 절차 중단을 명령한 바 있다. 하지만 정치적 입장 때문에 7살 때부터 살아온 나라에서 쫓겨날 수 있다는 사실은 누구에게나 두려울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영주권자나 합법적 비자 소지자들이 외국에 나갔다가 미국으로 다시 입국할 때의 조사도 까다로워지고 있다고 한다. 심증 질문과 전자 기기 검사 등을 무차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이런 소식을 접하고 미리 시민권을 취득하길 잘했다고 안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사랑하기 때문에 시민이 되겠다고 선서한 미국의 모습이 과연 이런 것이었나 하는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에 반기를 들고 있다. 한인 앤디 김 연방 상원의원은 정 씨의 영주권 박탈을 정치적 보복으로 규정했고 데이브 민 연방 하원의원은 “이번 조치는 불법적이며 헌법에 대한 공격”이라고 말했다.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도 “다른 의견을 갖는다고 추방하는 것은 미국의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국에서 나고 자란 나에게 미국은 동경의 대상 중 하나였다.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항상 미국은 지구를 지키는 국가였다. 가장 발전된 민주주의와 경제를 가진 선진국이 없다. 유학 시절부터 가까운 곳에서 본 미국 사회의 가장 큰 화두는 다양성과 포용성이었다. ‘멜팅팟’이라고 불릴 정도로 다양한 사람이 섞여 사는 이곳에서 다양성은 미덕의 하나로 추앙받았다. 하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고부터는 이러한 경향이 쇠퇴하는 것 같다. 지난 20년간 미국에 살면서 본 모습과는 확실히 다르다. 시민권 선서를 할 때 생각했던 나라 와도 차이가 있다. 변화하는 미국을 시민으로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조원희 / 경제부 기자기자의 눈 미국 사회 시민권 선서 영주권 박탈과 이후 시민권

2025-04-01

서류미비자, 시민권 취득 길 열리나

미국에 거주하는 서류미비자들에게 시민권 취득의 길을 열어주는 새로운 이민개혁 법안이 연방하원에 초당적으로 상정됐다.   29일 의회 매체 더 힐(The Hill) 등에 따르면, 마리아 엘비라 살라자르(공화·플로리다) 연방하원의원과 베로니카 에스코바르(민주·텍사스) 연방하원의원 등은 신원조회 절차를 통과한 서류미비자들에게 7년간의 임시 법적 신분을 보장하고, 망명신청자 처리 속도를 높이고, 취업비자 부여 기회를 늘리는 등의 내용을 포함한 '존엄성 법'(Dignity Act·H.R.3599)을 공식 발의했다.     법안은 서류미비자(법안 제정 전 5년 이상 미국에 거주)들을 대상으로 한 '존엄 프로그램'을 신설, 참가하는 7년간 총 5000달러를 지불하면 취업 및 여행 등을 허용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참가자들은 범죄기록조회 등 절차를 통과해야 하며,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7년 프로그램이 끝나면 추가 비용을 내고 갱신할 수 있으며, 이후 시민권 취득도 신청할 수 있다. 약 1100만명의 서류미비자들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살라자르 의원은 "망명신청자·서류미비자 관리를 질서 있고 공정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합법적인 취업 기회를 부여하면 일손이 모자란 비즈니스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법안은 서류미비자들이 내는 수수료를 통해 모은 돈을 국경 보안을 위한 비용으로 쓰도록 규정하고 있다. 초당적으로 법안을 발의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풀이된다.     법안은 급증한 망명신청자 문제 관리방안도 제시했다. 남부 국경을 따라 인도주의 캠퍼스를 만들고, 국경을 넘어온 이들이 이곳에 단기 거주하는 동안 담당관이 절차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망명 최종 결정시한은 60일로 잡았다. ▶합법적 영주권자의 배우자 및 자녀 비자신청(F2A)은 가족 영주권 한도에서 면제 ▶학생비자 소지자의 이중의도 허용 등의 내용도 담겼다.   다만 이 법안이 연방 의회를 통과하기까지는 많은 의견충돌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 강경파들의 경우 국경보안법 없이는 이민개혁도 없다는 입장이다. 더 힐은 "양당 대결 속에 대선을 앞두고 논란이 이어질 수 있는 법안"이라고 평가했다. 김은별 기자서류미비자 시민권 시민권 취득 서류미비자 관리 이후 시민권

2023-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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